아시아 언론계 '줄도산 위기'…IMF 한파로 용지값 폭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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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국민의 눈과 귀 역할을 떠맡아 온 동남아 각국의 신문사들이 심각한 수난의 시대를 맞고 있다.

태국은 최악의 경제위기로 언론계 종사자 수천명이 실직했으며 인도네시아는 인쇄용지 가격 폭등으로 약 2백개의 신문사들이 신문발행을 중단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인도네시아 신문발행인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2백86개 신문사 가운데 재정사정이 양호한 회사는 30%에 불과하며 나머지 70%는 인쇄용지 가격 폭등으로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쇄용지 가격은 지난해 7~9월중 ㎏당 5백30루피아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4천8백55루피아로 폭등했다.

한편 태국에서는 지난해 12개 신문사가 문을 닫고 6개 신문사와 2개 지역 케이블 TV가 대량 감원을 단행, 3천5백명의 언론계 종사자가 실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기자협회는 실직자 가운데 1천5백명이 기자직이었다면서 실직한 기자들 가운데 일부는 택시 운전사나 식품.잡화 소매상으로 전직하거나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 한편 지난해 인쇄출판업이 본격적인 자유경쟁체제로 진입한 중국에서도 2백27개 신문과 3백46개 정기간행물이 폐간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출판전국회의' 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일부 신문과 정기간행물은 법률을 위반했거나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어 폐간됐으나 대부분은 경쟁에서 도태된 것이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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