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의 정치인]김윤환 한나라당 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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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은 '견습 (見習) 야당' 이다.

정권교체의 과도기에서 한나라당은 야당으로의 체질바꾸기에 애쓰고 있다.

당내 '최대 주주 (株主)' 라 할 수 있는 김윤환 (金潤煥) 고문을 만나 한나라당의 진로에 대해 들어보았다.

그 역시 만 20년간의 여당생활을 청산하고 한달째 '야당으로 사는 법' 을 실습중이다.

- 3연속 킹메이커 시도가 좌절됐는데.

"나야 여권후보를 만드는데 간여했지…선택이야 국민들이 하는 것이고…국민들은 '이번에는 정권교체' 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 김대중 (金大中) 정권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나.

"우리는 집권경험이 있는 첫 야당이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야당으로 할 말은 하는 새롭고 건강한 야당을 보여주겠다.

여당이야 대통령이 있지만, 야당이야 국민말고 볼 데가 어디 있나. 인사청문회.실정 (失政) 추궁.대선자금 규명 등 당선자의 공약이행을 촉구하고 감시하겠다.

그래야 국민들이 지지한다."

- 김종필 자민련명예총재의 총리임명에 대한 견해는.

"한달후 일인데…. 이 문제는 야당으로 가는 방향이 좌우된다는 의미가 있어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

당내 의원들 사이엔 국가의 어려움을 감안해 첫총리는 정파에 속하지 않은 경제총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 그러다 정계개편을 재촉하는 것 아닌가.

"의원들 빼가는 정치를 하면 과거와 뭐가 다르나. 더구나 金당선자는 힘으로 정치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우리 의원들도 국민회의나 자민련에 갈 명분이 없다.

차라리 당을 떠나 다른 당을 하면 몰라도.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나는 15대 총선후 무소속이나 야당의원들 끌어오지 말자고 건의했다."

- 당권문제에 대한 입장은.

"현체제는 집권당에나 어울린다.

야당이 됐으니 자생력있고 당원지지를 받는 체제로 바뀌어야지. 그러려면 경선으로 정통성을 세워야 한다.

다만 민주당쪽과의 합당약속은 존중해 총재는 두고 부총재를 경선하자는 것이다."

- 부총재경선을 하면 출마하나.

"물론이다."

金고문은 인터뷰를 마친 19일 일본으로 떠났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일본정가에 외환위기때의 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앞으로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그의 방일 (訪日) 은 金당선자측의 권유로 이뤄졌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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