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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당선자 TV대화]시민반응…"열린정치 열었다" 신뢰표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열린 '국민과의 대화' 에 4천5백만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18일 오후7시부터 2시간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와의 TV대화에 대해 국민들은 “경제위기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고 국민의 뜻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며 국난극복을 위한 당선자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국민들은 또 金당선자가 “올 한햇동안 가정이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을 것” 이라며 외채규모.내역, 실업전망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를 극복하는 데 강한 자신감을 표시하자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모처럼의 휴일 나들이에 나섰던 국민들은 방송이 시작되기 전 일찌감치 귀가해 저녁식사를 마친 뒤 가족들과 함께 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방향에 관심을 표시했다.

서울역 대합실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도 여행객들이 TV앞에 모여 방송을 지켜보며 즉석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올림픽대로 등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도 'TV대화' 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교통량이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들은 이번 TV토론을 계기로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현실을 알리고 국민의 뜻을 수렴하는 관례를 정착시켜야 한다” 고 주문하기도 했다.

토론을 지켜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高桂鉉) 정책부장은 “구체적 합의점을 도출해내는 것보다는 실의에 빠져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준다는 의미가 컸다” 며 “정당이나 국회 등 고비용 정치개혁에 대한 언급이 미흡했던 것은 유감” 이라고 평가했다.

동국대생 한재규 (韓在奎.25.토목공학3) 씨는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평가대로 정확한 현실인식과 대책이 돋보였다” 면서도 “원론적으로는 모두 타당한 대책들을 어떻게 조화시켜나갈지 지켜보겠다” 고 말했다.

서울대 임현진 (林玄鎭.사회학) 교수는 “어려운 시기에 대응하는 당선자의 탁월한 식견이 돋보였으나 국제통화기금 (IMF) 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독자적 정책제시는 미흡했다” 고 지적했다.

대우그룹에 근무하는 김호 (金虎.27.서울동대문구이문동) 씨는 “대통령당선자와 국민이 직접 만나는 채널이 생겨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제약으로 대부분 원론에 그쳐 실망스럽다” 는 반응을 보였다.

이정심 (李貞心.47.여.주부) 씨는 “멀게만 느껴졌던 대통령과 국민이 많이 가까워진 느낌” 이라며 “경제상황에 대해 당선자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줘 막연한 불안감이 많이 가셨다” 고 말했다.

나현철·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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