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그늘 정보통신업계 명암…잘나가던 이동전화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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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가 몰아닥친 이후 정보통신업체들이 내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종의 경우 오히려 가입자가 늘어나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가장 추위를 타는 업종은 그동안 초고속성장을 기록하던 이동전화업체들이다.

가입자 수가 지난해 말부터 한 풀 꺾인데다 해지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일반 해지자 수가 지난해 말까지 하루 평균 1천5백~1천7백여명이었으나 올해 들어 하루 3천명으로 크게 늘었다.

신세기통신도 하루 5백여 명이던 해지자 수가 지난해 말부터 6백~7백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개인휴대통신 (PCS) 업체들도 새해 들어 한랭전선에 휩싸여 있다.

하루 평균 6천~7천명이던 신규 가입자 수가 지난해 12월부터 4천명대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LG텔레콤등 3사가 지난해 확보한 총 가입자는 당초 목표치인 1백50만명에 못미친 1백21만명 가량이다.

3사는 이 여파로 올해 가입자 유치 목표를 2백만명에서 1백50만명대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2~3년 사이 우후죽순 (雨後竹筍) 격으로 생겨났던 인터넷서비스업체들도 환율 폭등에 따른 국제회선비 증가등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미 한솔텔레컴은 지난해 12월24일 자사의 '한큐서비스' 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연회비 2만원의 초저가 공세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가입자 부족등으로 2개월만에 중도하차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개인용컴퓨터 (PC) 업체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일단 내수판매는 꽁꽁 얼어붙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수출시장에선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삼보컴퓨터등 PC생산업체들은 올해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두 배이상 늘리고 수출 부서를 강화하는 중이다.

반면 PC통신업체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용료가 싼데다 불황일수록 사람들이 '알뜰시장' '물물교환'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보에 목말라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총 가입자수 3백만명을 돌파한 지난해의 기세가 올해에도 이어져 이용자 수가 20% 이상 늘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천리안 사업지원팀 황병돈 (黃柄敦) 과장은 "IMF한파 이후에도 가입자수가 20%가량 꾸준히 늘고 있다" 고 말했다.

국제전화사업자인 온세통신도 통화량이 느는 추세여서 즐거워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4만통에 불과하던 국제통화량이 올해 들어 5만8천통으로 늘었다.

요금이 경쟁사에 비해 싼데다 기업들이 해외출장 대신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 밝혔다.

김종윤.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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