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 경계해야할 10가지 함정…국수주의·자포자기 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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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시 (時) 테크' 개념을 만든 경영 컨설턴트인 윤은기 (尹恩基) 국제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11일 "각계 각층에서 제기되는 위기대응책이 자칫 혼란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며 'IMF시대에 우리 국민이 빠지기 쉬운 함정 10가지' 를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수주의 = 현 경제난국이 개방화의 압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외국상품과 외국기업을 무조건 배척하려는 움직임. 지나친 애국심과 민족주의에 호소한 외제상품 소각, 노골적 불매운동은 오히려 대외 신인도를 저하시킨다.

▶복고주의 = '그때가 좋았다' 고 과거에 연연해 하는 병. 박정희 (朴正熙) 대통령시절이 좋았다거나 한국인은 강압적으로 통제해야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포함된다.

▶마녀사냥 = 합리적 대안 모색보다 희생양부터 찾으려는 위험한 발상. 선동적 자세로 정치인.재벌.부유층.노조에 대해 적개심을 갖고 배척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부화뇌동 = 재고가 바닥나는 것도 아닌데 밀가루.설탕을 사재기하는 등의 현상. 정확한 정보를 찾아 이성적 판단을 해야 심리적 공황상태를 면할 수 있다.

▶획일주의 = '다같이 먹고 다같이 쓰자' 는 주장. 나보다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옷을 입으며 좋은 집에 사는 사람들을 무조건 배척하고 위화감을 갖는다면 개성과 창의성은 사라진다.

▶소탐대실 = 사회 불안정에 편승한 한탕주의 현상. 매점매석.환투기.도박성 사업.은행털이.금융기관 직원의 거액횡령 등이 포함된다.

▶투쟁주의 = 합리적 협상보다 투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 IMF시대 노사관계에서는 협상과 타협이 문제해결의 대전제다.

▶자기학대 = '모든 게 내 탓, 내 팔자' 라며 극복을 위한 노력보다 신세를 한탄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다.

▶시간지연 =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세월이 약' 이라는 생각으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무기력하게 지내는 사람이 많아졌다.

스피드와 타이밍을 놓치면 국가는 물론 개인도 파멸에 이를 수 있다.

▶자포자기 = 금융위기를 먼저 겪은 태국에서는 정신질환자와 자살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우리 국민사이에서도 실직.도산을 이유로 자포자기하는 이들이 있다.

직장과 가정에서 서로를 위로하면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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