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제위기로 사회불안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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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도네시아의 국가부도 위기는 미국과 국제통화기금 (IMF) 의 지원 약속에 힘입어 일단 진정되고 있으나 경제위기로 인한 정치.사회적 불안이 높아가고 있다.

휴일인 11일 자카르타 외환시장은 열리지 않았지만 주요 은행의 환전 창구에서는 달러 '사자' 가 달러당 5천7백루피아, '팔자' 가 9천7백루피아를 보이는 등 호가 (呼價)가 두배 가까이 벌어져 외화거래가 사실상 중단되고 있다.

또 "3월까지 공급할 수 있는 생필품이 비축돼 있다" 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슈퍼.시장에 몰려든 시민들의 생필품 사재기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자카르타 시내에서는 군부 쿠데타 소문이 계속 나돌고 있으며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수하르토 대통령 유고시 뒤를 이을 차기 부통령 후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1만2천명의 한국 교민과 1백억달러에 이르는 돈을 대출해 준 한국계 금융기관 및 현지 진출 기업들은 사태 추이를 점검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인도네시아 은행.기업들이 상환연장을 요구하며 차입금 갚기를 거부하고 있어 민간차원에서는 사실상 모라토리엄 상태" 라고 말했다.

한편 스탠리 피셔 IMF 부총재가 IMF 실사단과 함께 이날 오후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자카르타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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