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중고PC 인기는 최고…값 신형의 50∼7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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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결혼을 앞둔 文모 (27.여.서울송파구잠실동) 씨는 며칠전 혼수품으로 신형 PC를 구입하려다 결혼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자 값싼 중고PC를 사기로 마음을 바꿨다.

제2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은 최근 사무실에서 사용할 중고PC 10여대를 구입했다.

IMF (국제통화기금) 한파로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중고PC 판매가 호황을 맞고 있다.

중고PC는 신형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싼 반면 성능은 별 차이가 없어 IMF위기를 극복하려는 알뜰파 고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고PC 판매 전문점인 CC마트의 전국 지점을 통해 판매되는 물건은 평소 월 3천5백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1월부터 월 5천대 이상으로 크게 뛰었다.

이병승 (李秉丞) 사장은 "종전엔 신제품의 기세에 밀려 연말.연초의 판매량이 줄었으나 요즘 들어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고 말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는 지난해 초까지 20여 곳에 불과하던 중고PC판매점이 최근 2백여 군데로 늘어났다.

열림컴퓨터마을의 강영구 (姜永求) 사장은 "하루 평균 30여건의 중고PC 문의전화를 받고 있지만 제품이 없어 못 파는 실정" 이라고 털어놨다.

중고PC의 가격은 데스크톱 펜티엄PC가 50만~79만원대며 노트북컴퓨터 (펜티엄) 도 80만~1백만원 수준이다.

대기업의 신제품이 2백만~4백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50~70% 이상 싸다.

중고PC 인기는 PC통신에도 번져 하이텔의 온라인장터 (goonmarket) 의 경우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중고PC를 판다' 는 공고가 20여건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1백건이 넘고 있다.

천리안.나우누리.유니텔 등도 마찬가지로 하루 10건 안팎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중고PC를 살 때는 구입 후 제품에 하자가 생겼을 때 수리받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CC마트 강경묵 (姜炅默) 이사는 "대기업 제품은 생산업체에서 사후 수리를 책임지지만 조립품이나 대만제 등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김종윤·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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