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서 발견한 비석 신라 혜공왕때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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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경남 사천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비석이 신라 제36대 혜공왕(惠恭王.재위 758~780)대에 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비석을 정밀조사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김창겸 선임편수연구원과 같은 기관의 손환일 박사가 이 같은 해석을 제기했다.

김 연구원과 손 박사는 비문의 앞면 둘째 줄을 '國主天雲大王上大等'(국주천운대왕상대등)으로 판독하고 그 내용을 '국주(국왕)이신 천운대왕과 상대등'으로 풀이했다. 상대등은 당시 신라의 최고위 관직이다.

김 연구원은 "천운(天雲)은 혜공왕의 이름"이라며 "삼국사기 등에는 혜공왕의 이름이 '건운'(乾運)으로 나오는 데 천과 건은 모두 '하늘'을 뜻하고 運과 雲은 음이 같으므로 결국 건운과 천운은 같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볼 때 비문은 혜공왕 재위 때 건립된 것이므로 건립시기는 758~780년 사이며 비문에 보이는 원성왕의 장인 '신술'(神述) 의 활동연대와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록방법은 갈항사 석탑에서 제37대 선덕왕을 생전의 이름인 경신(敬信)을 따 경신태왕(敬信太王)으로 호칭한 것과 같은 것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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