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원·김훈, 한배 탄 라이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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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치열한 라이벌이자 실과 바늘' . 프로농구 대우의 '쌍포' 우지원과 김훈을 일컫는 말이다.

25세 동갑내기로 연세대 동기인 이들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대우를 2위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다.

특히 이들이 약속이나 한듯 번갈아가며 날리는 통렬한 3점포는 가위 장관으로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기록만 봐도 우.김의 실력은 난형난제. 우지원은 경기당 평균 19.1득점으로 김훈 (평균 17.7득점) 보다 앞선다.

반면 3점슛은 김훈이 51개를 성공, 37개의 우지원을 능가한다.

어시스트.리바운드.스틸 등에서도 차이는 미미하다.

팽팽한 실력만큼이나 이들의 라이벌 의식 또한 대단하다.

대학과 아마시절 주연은 늘 우지원이었고 김훈은 조연에 충실하며 많은 양보를 했다.

그러나 실력껏 대접받는 프로는 이들의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량에서 뒤지지 않는 김훈에게 무조건 양보란 있을 수 없게 된 것. 김훈이 전에 없이 득점에 욕심을 부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의 변화를 눈치챈 우지원도 뜨거운 라이벌 의식이 발동, 공격에 무리수를 둘 정도다.

우.김의 과도한 경쟁심은 대우 벤치에도 큰 고민거리다.

이들이 실과 바늘이 될 땐 승률이 높지만 욕심을 앞세우면 반드시 고전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들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집중시키느냐에 대우의 승패가 달려 있는 듯하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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