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분노의 강'…미국 이주민들의 갈등 그린 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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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엘리아 카잔 감독은 2차대전 이후부터 약 20년간 미국을 대표하는 감독중 하나로 꼽힌다.

이 시기에 그가 내놓았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51년) , '워터프론트' (54년) , '에덴의 동쪽' (55년) 등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남녀 주인공의 애증을 사회문제속에 녹여낸다는데 있다.

흑인이나 유태인 차별, 정치문제등은 그의 작품속 주로 등장하는 테마중 하나다.

이런 그의 사회의식은 테네시 강 개발계획에 따른 이주민들의 갈등을 그린 '분노의 강' 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배경은 33년 5월. 미국 국회에서 테네시강 근처의 땅을 모두 매입하기로 결정한다.

홍수로 매년 강이 범람하고 사람들이 목숨을 잃자 정부는 아예 댐을 건설하기로 한 것. 연방정부는 주민들의 이주및 보상을 맡을 책임자로 척 글로버 (몽고메리 클리프트 분) 를 가쓰빌이란 마을에 파견한다.

이곳에는 80세가 된 엘라 가쓰 할머니가 아들과 손녀딸과 함께 살고있다.

다른 주민들이 모두 이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가쓰할머니는 고집을 부린다.

이들 가족을 설득하던 척과 유일하게 말이 통하는 사람은 손녀딸 캐롤. 척은 캐롤을 통해 가쓰 할머니가 그토록 자신의 땅에 집착하는 이유를 듣게된다.

불모지를 가꿔놓고 세상을 떠난 남편의 곁에 묻히고 싶어 한다는 것. 가쓰 가족옆에서 이들의 일을 돕던 척은 갈 곳없는 흑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백인과 같은 보수를 지급하자 마을 사람들은 척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그를 경계한다.

섬이 곧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하자 가쓰 할머니의 아들들은 급기야 자신의 어머니를 정신병자로 몰고 토지소유권을 빼앗기에 이른다.

가쓰 할머니는 결국 손녀딸 캐롤과 함께 척이 마련한 집으로 옮기지만 곧 세상을 떠나고 캐롤은 척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젊은이의 양지' '지상에서 영원으로' 의 미남배우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호연이 돋보인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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