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택시 2000대 당신의‘콜’ 기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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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6월 천안의 모든 택시가 같은 콜센터로 연결된다. 야우리백화점 앞 택시 모습. 조영회 기자

천안의 택시 2000대가 이르면 6월 하나의 콜서비스(통합브랜드 택시)로 묶인다. 시민이 콜센터에 전화하면 가까이 있던 택시가 쏜살같이 달려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승객은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든다. 요금도 신용카드로 낼 수 있게 된다.

현재 천안에는 다섯 개의 콜센터가 가동 중이다. 개인택시끼리 통합 운영하거나 택시회사가 운영하는 것들이다. 이중 가장 많은 차량 대수를 확보하고 있는 콜센터 택시가 140~150대이고, 나머지는 50~60대 수준이다. 한 콜센터에 소속된 택시 대수가 적으니 승객 콜에 신속 대응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이에 따라 천안시는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개인과 법인택시 콜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 시민들에게 보다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시는 관내 택시 2000여 대를 대상으로 사업비 36억원(시비 60%, 도비 20%, 자부담 20%)을 들여 콜 응대 시스템을 갖춘다. 시는 올 2월 11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제안서 입찰을 받고, D사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달 내 D사와 협상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2000여 대 차량에 내비게이션, 신용카드·교통카드 결제기, 방범장비 등 최첨단 시설이 장착된다. 그리고 다음달 문화동 시청별관 6층에 콜 관제센터를 구축하고 6월부터는 시범운영에 들어갈 수 있다.

통합브랜드 콜택시가 출범할 경우 시민들은 신속한 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신용카드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위치 추적이 가능해 위급 상황 예방 효과도 있다.

택시업계는 수입이 늘어 경영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빈차 운행이 감소하기 때문에 운행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브랜드택시추진위원회 김선태 위원장은 “현재 개인택시 1342대 중 850여 대, 법인은 12개사(728대)가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라며 “개인택시 참여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없나= 입찰 결과를 놓고 택시업계 사이에서 특혜, 담합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정상적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와 브랜드택시추진위원회는 입찰에서 탈락한 일부 업체들이 택시업체 관계자를 선동해 소모적인 시비를 걸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의혹을 제기한 일부 법인택시 관계자들은 서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특정업체의 제안서가 가장 높은 점수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법인택시 관계자는 “입찰서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특정업체의 제안서가 가장 높은 점수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D사는 10여 건 이상의 중요한 시스템 내용들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또 “사업자 선정 하루 전인 2월24일, D사와 관련이 있는 미터기 대리점 C업체로부터 미터기 사업설명회에 참석하라는 문자메세지를 받은 법인택시회사가 있다”는 담합의혹이 불거졌다. “심사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업체가 사업설명회를 한다는 문자메세지를 보낸 것은 담합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부 법인택시 관계자들은 “브랜드택시 추진위원회가 제시한 제안요청서마저 만족시키지 못한 업체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결정”이라며 “수십억 원이 소요되는 사업이 이렇듯 주먹구구식으로 처리된다면 천안시민 누구도 브랜드택시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개인택시조합이 영업시간이나 운영형태가 법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별도의 콜 번호를 요구, 2개의 콜 번호를 운영할 상황에 놓였다. 시민들은 개인과 법인택시 콜 번호를 각각 기억해야 하는 불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브랜드택시추진위원회 김선태 위원장(천안시개인택시지부장)은 “자신(문제를 삼는 사람들)이 밀어주기로 한 업체가 선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거 없는 의혹만 부풀리는 것일 뿐 업체 선정 과정에 특혜는 없었다”며 “이미 1600여대의 택시가 통합브랜드 사업에 동참 의사를 밝힌 만큼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개인택시는 관제센터 직영운영이 가능하지만 법인택시는 위탁운영이 불가피하고 영업시간대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각각 1개의 콜 번호를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운영상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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