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교직원 봉급 떼 장학금…IMF 한파로 휴학생 늘자 '고통분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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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IMF한파로 등록금을 마련못해 휴학하고 군대가는 학생들이 속출해 안타깝습니다.

작은 정성이지만 학생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최악의 경제난국으로 각 가정의 대학생 자녀 등록금 마련도 버거워지자 서강대 교수와 교직원들이 등록금 때문에 휴학하는 학생들을 한명이라도 줄이겠다고 발벗고 나섰다.

이 대학 교수와 교직원들은 이달부터 상여금 및 각종 수당의 10분의1을 떼내 재학생 장학금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주 97년도 마지막 전체 보직교수 회의. 대학에도 예외없이 불어닥친 IMF한파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학교 재정사정을 검토하던중 학생들의 형편이 특히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취업률이 1백%에 가까운 경영학과의 경우조차도 1, 2학년 학생들의 30%가량이 최근 지도교수에게 휴학상담을 할 정도여서 새학기 대규모 휴학사태가 전망된다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보직교수들은 매월 지급되는 자신들의 각종 수당과 보직상여금의 10%씩을 적립, 학생들을 돕기로 했다.

회의소식이 알려지자 20여명의 과장급이상 일반직원들도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

이렇게 마련되는 재원은 연간 5천만원정도. 한 학기에 20여명의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액수다.

평교수와 일반직원들도 동참할 움직임이어서 장학금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윤여덕 (尹汝德) 기획처장은 "사회전체가 어려운 마당에 대학도 고통분담을 외면할 수는 없다" 며 "이런 때일수록 학생들이 더욱 학업에 전념해주기를 바랄 뿐" 이라고 말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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