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경선 유보 합의…지도체제도 '긴축' 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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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의 복잡한 지도체제가 정비된다.

현재 총재 - 대표최고위원 - 최고위원의 3단계체제를 총재 - 복수부총재 (또는 최고위원) 의 2단계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2월31일 당내 주주 (株主) 급 중진들 모임에서 대선때의 과도기 체제를 올 3월 전당대회에서 이같이 정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선은 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경선을 강하게 요구했던 김윤환 (金潤煥) 고문과 현 체제를 고수하려던 이한동 (李漢東) 대표가 서로 한발씩 물러선 결과다.

여기에는 표대결의 후유증으로 3월이후로 예상되는 세곳의 보궐선거에 쏟을 전력이 약화된다는 걱정이 깔려있다.

다음은 중진회의 발언록.

▶김덕룡 (金德龍) 의원 = 중진회의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선 집단지도체제가 바람직하다.

▶신상우 (辛相佑) 의원 = 경선은 분열을 조장하는 시한폭탄과 같다.

경선을 해서 잘못되면 '이인제 (李仁濟) 같은 돌출' 이나 울고 싶은데 뺨때리는 경우도 생긴다.

▶김윤환고문 = 나는 꼭 경선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최고위원을 '임명' 할 경우 승복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기택 (李基澤) 전 선대위의장 = 경선밖에 대안이 없다면 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일정상 넉넉한 기간이 아니다.

▶이한동대표 = 지도체제문제는 총재가 합당정신에 의해 이회창 (李會昌) 명예총재와 숙의하는게 순서라고 생각한다.

▶조순 (趙淳) 총재 = 경선은 일정이나 당 사정으로 봐 3월10일까지는 힘들다.

그때까지는 미진하지만 현 당헌대로 갈 수밖에 없다.

오늘 모임을 정례화시켜 당헌개정작업을 하는 신축적인 자세가 좋을 것 같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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