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가,"아시아 경제는 지뢰밭" 인식…일본·홍콩등 주가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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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일본.홍콩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주가하락은 "현재 아시아 경제는 지뢰밭" 이라는 외국투자가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아시아 각국이 나름대로 경제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제적인 기준에는 훨씬 못미친다는 반응이다.

일본 정부는 2조엔의 소득세 특별감면과 10조엔 규모의 불량채권 해소를 위한 국채발행을 발표했다.

미국계 증권회사들은 이에 대해 "소비세율 인상으로 올해 일본 민간소비가 9조엔이나 감소하는데 2조엔으로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은 어림없다" 며 5개월째 연속 일본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29조2천억엔에 이르는 불량채권을 10조엔의 국채로 해결하겠다는 일본의 발상도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두고보자" 는 반응이다.

당장 내년 일본 경제성장률이 0%대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내년 4월 조기 시정조치를 앞두고 금융기관들이 자산압축에 나서는 마당에 기업의 연쇄부도는 불가피하다는 게 국제시장의 관측이다.

세계적 큰손인 미국 연기금들은 "도쿄 (東京) 주식시장에는 내년 4월 이후에 들어와도 늦지 않을 것" 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홍콩에 대해서도 외국투자가들의 반응은 차갑다.

홍콩달러를 미국달러와 연계시키는 현재의 '페그제' 폐지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채권담당관계자는 "언제 대규모 환차손을 입을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 이라며 "홍콩시장에서 일단 철수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고 말했다.

홍콩통화당국과 중국 정부가 '페그제' 폐지와 중국 위안 (元) 화의 평가절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다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투자가들에게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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