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미디어 산업이 고용 창출 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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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기 침체로) 힘든 시기에 미디어 산업이 우울한 고용시장의 빛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여기저기서 인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지만 싱가포르에선 정부 차원에서 육성해온 미디어 산업이 상당한 고용 창출 효과를 낳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싱가포르 미디어개발국(MDA)에 따르면 현재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만 6만여 명에 이른다. 2015년까지 애니메이션, 디지털 기술 등 미디어 분야에서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1만여 개에 이를 전망이다.

그동안 미디어 산업은 싱가포르 경제에서 중요한 한 축이었다. 2002년 38억 싱가포르 달러(약 3조3807억원)였던 시장 규모(연간 매출 기준)가 지난해 52억8000 싱가포르 달러로 커졌다. 2015년까지 시장 규모는 100억 싱가포르 달러(약 8조8966억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 덕에 해외 기업의 진출도 활발해 고용 전망이 밝다는 게 FT의 분석이다.

유수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싱가포르 현지에 스튜디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게임 업체 코에이 엔터테인먼트가 2년 동안 현지 인력을 60명 증원키로 한 데 이어 프랑스의 유비소프트도 70명인 직원을 조만간 3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루카스필름 스튜디오는 미디어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 과정을 마련했다.

FT는 미디어 산업이 싱가포르를 다른 수출 국가들과 차별화했다고 분석했다. 국제경기 변동에 민감한 제조업·소매업 등과 달리 미디어 산업이 싱가포르의 안정적인 성장 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경기 침체 동안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이 분야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지역 미디어 기업 등에 제공키로 한 지원금은 2억5000만 싱가포르 달러(약 2224억원). 경기 침체에도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72%나 늘렸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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