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IMF 관계자…"한국 금융위기,극단적 사태는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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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 상황을 보는 국제통화기금 (IMF) 의 최근 시각은 어떤 것일까. IMF의 한 관계자는 16일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몇명의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한국 상황에 대한 IMF 내부의 솔직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다음은 이날 일문일답으로 이뤄진 주요 대화 내용이다.

- 현재 한국의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난 것 같다.

문제와 해결책을 부정하던 단계에서 이제 현실을 직시하는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이번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여건은 아직도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지만 한국 정부의 일관성이나 IMF의 프로그램 실행 계획은 매우 확고하다. "

- 최근의 시장 반응은.

"환율 변동폭 제한을 없앤 조치 등을 시장은 반기고 있다.

실제로 시장이 안정되고 있고, 이는 좋은 신호다.

그렇다고 IMF 프로그램이 단기간에 기적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걸린다.

멕시코가 좋은 예다. "

- 한국 경제의 전망은.

"98년엔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그렇다고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또 99년에는 '잠재 성장률' 수준까지 충분히 회복될 수 있으리라 본다.

중요한 것은 IMF 프로그램은 IMF의 것이 아니라 한국의 것이라는 '주인의식' 을 갖는 일이다. "

- 미국 안에 IMF의 지원은 잘못된 것이며, 그런 지원을 끊어야 한다는 일부 여론이 있는데.

"한국의 국가부도는 생각할 수 없다.

한국이 무너진다면 일본이나 나머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할 것이다.

IMF 프로그램은 그래서 중요하고 IMF는 부실한 은행이나 불투명한 기업 관행과 해당 주주들을 보호하려 하는 것이 아니다.

IMF의 역할은 침몰하는 국가 경제를 건져내는 것이다. "

- 어제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한 '긴급 융자제도' 는 무엇이 문제였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 논의 과정은 아주 정상적인 IMF내의 의견 수렴 과정이다.

큰 문제 없이 긴급 융자제도가 의결되리라 보며 의결되면 한국에 대한 지원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새로운 협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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