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을 빛낸 스포츠스타]7.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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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스피드스케이팅에서의 세계신기록' .꿈에나 그릴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환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한 천재 스케이터의 등장으로 빙상인들의 오랜 꿈이 실현된 것이다.

아직도 얼굴에 여드름기가 가시지 않은 19세의 청년 이규혁 (고려대) . 그는 지난 70년간 한국빙상계의 염원이던 세계기록을 무려 네차례 (비공인 포함) 나 바꿔놓으며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지난 10월25일 캐나다 캘거리 오벌실내빙상경기장에서 벌어진 캘거리 초청국제빙상대회 남자 1천m에서 1분11초94 ▶지난 11월6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제32회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1분11초27 (비공인) ▶월드컵스피드스케이팅 2차대회 첫날 (11월22일) 1분10초86, 둘쨋날 (23일) 1분10초42를 각각 기록하며 세계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웠다.

배기태.김윤만 등 기라성같은 선배들도 넘겨다보지 못했던 세계기록을 수립한 이규혁. 그러나 그는 또 하나의 목표인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스케이트화를 졸라매고 있다.

“아직 올림픽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 호리이 마나부 (일본).얀보스 (네덜란드) 등 쟁쟁한 선수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록을 단축하고 있다.

일본 전지훈련을 준비중인 이규혁은 “세계 각국 선수들이 스케이트 뒤축날이 신발과 분리되는 클랩스케이트를 착용, 기록을 점점 앞당기고 있다” 며 “올림픽전까지 내몸에 맞는 스케이트를 찾는 것이 급선무” 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규혁은 주종목인 1천m외에도 5백m 최고기록이 35초95를 기록하고 있어 올림픽에서 홈코트의 이점을 지닌 호리이뿐만 아니라 제레미 워더스푼 (캐나다).얀 보스 등과 겨뤄볼 만하다.

세계신기록과 올림픽금메달이란 두가지 목표에 도전중인 이규혁. 이제 그가 꿈을 실현할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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