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가는길 E조 전력분석과 대응전략]4.한국…돌파력 합격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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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실리축구. 바로 차범근 감독이 줄기차게 강조하는 한국팀의 요체다.

차감독은 지난1월 지휘봉을 잡은뒤 재미는 없지만 이기는 축구를 주창해왔다.

그러다 보니 아시아 최종예선 8경기를 통해 드러난 플레이 스타일은 단조로웠다.

공격은 주로 좌.우 외곽돌파에 의한 센터링이나 마구잡이식 중거리 슈팅이 고작이었고, 수비는 지역방어가 아닌 대인마크 위주였다.

기본 포메이션은 3 - 5 - 2 (홈) 와 3 - 6 - 1시스템 (어웨이) .홈에서는 투톱으로 공격력을 강화했고 원정시엔 원톱에 MF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국내 프로축구 감독과 전문가들에게 한국팀의 강점과 약점을 들어봤다.

<강점>

공격은 좌.우 빠른 외곽돌파에 의한 센터링이 좋다.

왼쪽 공격라인은 공격형 MF 고정운 (세레소 오사카) 과 사이드어태커 하석주 (벨마레 히라쓰카 입단예정)가 주도한다.

둘다 스피드와 돌파력이 장점이다.

최종예선에서 하석주는 1골.3어시스트를, 고정운은 1골을 각각 기록했다.

서정원 (LG).이기형 (삼성) 이 이끄는 오른쪽 라인도 빠른 드리블에 의한 돌파를 주무기로 한다.

특히 서정원은 1백m11초6에 주파하는 빠른 발로 최종예선에서 팀내 최다 어시스트 (4개) 를 기록했다.

포워드의 경우 골결정력이 높다.

최종예선에서 7골을 터뜨린 최용수 (상무) 는 장신 (1m84㎝) 을 이용한 헤딩력과 문전 위치선정이 좋다.

3골.2어시스트로 맹활약한 김도훈 (일 빗셀 고베 입단예정) 도 어려운 논스톱 발리슛등이 위력적이다.

게다가 득점력과 포스트 플레이가 뛰어난 스트라이커 황선홍 (포항) 이 가세하면 공격력은 더욱 향상된다.

특히 30세 이상의 노장은 최영일 (31.대우) 과 고정운 (31) 등 두명에 불과, 상대적으로 노장들이 많은 상대팀에 비해 다소 유리한 편.

<약점>

우선 미드필드가 매우 취약하다.

현대축구는 MF진의 싸움. 그러나 공.수를 조율할 걸출한 게임메이커가 없는데다 기본기가 떨어진다.

잦은 패스미스와 부정확한 센터링으로 허리가 매우 허약한 체질이다.

나카타.야마구치등을 핵심으로 톱니처럼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하는 일본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게임메이커로 나서는 유상철 (현대) 은 볼배급에 필수적인 패싱력이 부족. 원래 자리가 스위퍼인 홍명보는 게임메이커로는 아직 미흡. 사이드어태커인 하석주와 이기형은 수비 커버플레이가 안돼 상대의 외곽돌파를 쉽사리 허용한다.

부상으로 상비군에서 탈락한 게임메이커 윤정환 (SK).고종수 (삼성) 등의 공백이 여전하다.

수비에서는 지나치게 맨투맨에 의존, 페널티킥을 허용하거나 퇴장성 경고.파울등을 남발한다.

스토퍼 (최영일.이민성.김태영) 진은 대인방어는 좋으나 볼을 잡으면 패스가 안돼 치명적인 약점. 홍명보.장대일 (일화) 등 스위퍼진도 순발력과 수비력이 부족한게 가장 큰 흠이다.

GK 김병지.서동명 (이상 현대) 은 침착성이 없고 기복이 심하다.

김봉수 (LG) 는 침착하나 공중볼과 기동력이 떨어진다.

김상국 기자

도움말 주신분 : 김호 (삼성).이차만 (대우).박성화 (포항) 감독

신동성 (한국체육과학원 선임연구원)

신문선 (MBC해설위원)·이용수 (세종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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