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 미국 유학 중 월세 3600달러 고급주택가서 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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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호씨가 지난해 봄부터 최근까지 임대해 살았던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의 주택의 외부 모습. 월세는 3600달러. 집값은 110만 달러다. 두 달째 빈집으로 남아 있다. [이진주 기자]


이웃들에 따르면 노씨는 한두 달 전까지 이 집에 거주했다. 그는 현재 회사(LG전자 미국법인)가 있는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다.

그가 살았던 집은 스탠퍼드대에서 승용차로 10∼15분 거리에 있는 마운틴 뷰 지역의 고급주택 단지에 있는 2층집이다. 1, 2층을 합한 내부 면적은 약 250㎡, 정원 면적은 약 300㎡다. 방은 세 개이며, 화장실도 세 개다. 현재 집은 비어 있는 상태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집값은 약 110만 달러(약 15억원).

노씨는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직접 집을 구했다. 비교적 월세가 싼 집이었다”고 말했다. 이 집의 소유주는 한국인 이모씨와 안모씨로 등록돼 있었다. 현재 한국의 한 인터넷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씨는 노씨에게 세를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집은 내 집이 맞다. 하지만 노건호씨가 누군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노씨는 이 집에 살 때 두 대의 차가 있었다. 한 대는 폴크스바겐 투아렉이었고, 나머지는 현대 그랜저TG였다. 투아렉은 한국에서 고급 사양인 경우 가격이 1억원이 넘는다.

스탠퍼드대 유학생들 중 일부는 노씨가 다른 학생들과 골프 치러 가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동반자는 주로 공학 분야를 전공하는 유학생들이었다. 한 학생은 “학교 내 골프장은 1인당 그린피가 25달러 정도 하는데 노씨는 120달러가 넘는 골프장도 다녔다”고 말했다.

노씨는 LG전자에 휴직계를 내고 유학했다. 회사에서 받는 돈은 없었다. 그는 유학 경비에 대해 “한국에서 집 전세비 등을 빼서 약 2억원을 미국으로 가지고 와 썼는데, 돈은 좀 남았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 MBA 과정은 1년 수업료가 약 5만 달러(현재 환율로 6700여만원)다. 수업에 필요한 활동비와 생활비를 포함하면 1년에 최소 8만 달러(1억700여만원)는 든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팔로 알토(캘리포니아)=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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