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쇼크 문화계 파장]전시…외국작가 작품구입 축소 일회성 행사 대폭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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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국립현대미술관의 내년 예산은 79억8천만. 금년 81억3천만원보다 1억5천만원이 줄어든 금액이다.

그런데도 실무진들은 여기서 10%정도 긴축 실행될 것을 미리부터 예상하고 있다.

최만린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현대미술의 중추로서 제 역할과 위치는 지켜나갈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화려하게 비치는 일회성 행사나 지나치게 고가의 외국작가 작품구입은 줄일 생각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정부지침에 따른 긴축기조라면 일반화랑들은 생존전략으로서 IMF시대의 대비책을 생각하고 있다.

"미국시장은 요즘 물건이 없어서 못판다고 합니다.

후회스럽습니다만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작가를 눈여겨 찾아내야지요. " 국내에서 해외로 방향전환을 모색하겠다는 서울 인사동 학고재화랑 우찬규 사장의 말이다.

이처럼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방향선회를 모색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우선 화랑가는 오랜 불황위에 닥친 또다른 불황에 당황해하고 있다.

건축물에 놓이는 조형물을 소개해온 코팩의 김성희 실장은 "아직까지는 기업들의 작품 구매축소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고 말한다.

그러나 "곧 영향이 미칠 것" 이라면서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

화랑들이 걱정하는 것은 여러 해 불황으로 군살을 뺐는데 더 줄일 것이 있겠느냐는 것. 그래서 갤러리현대를 비롯해 많은 화랑들이 전시 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운송료등 경비가 많이 드는 외국작가 전시도 가급적 피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전시계획은 국내화랑의 신인도 (信認度) 문제와 겹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곳도 있다.

국제화랑은 내년 3월로 예정된 독일 신표현주의작가 안젤름 키퍼 전시를 비롯해 예정된 모든 전시를 그대로 진행시킨다는 방침을 최근 정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외국화랑등과 협의된 사항이라 취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철규·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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