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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개조 프로젝트’ 참가자들의 그 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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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공부 개조 프로젝트’ 두 번째(3월 25일자), 세 번째(4월 1일) 참가자 최주영(14·서울 Y중 3)양과 류대웅(16·태장고1)군은 프로젝트팀의 진단과 처방을 받은 뒤 어떻게 달라졌을까.

주영이는 ‘외고에 가겠다’는 목표가 더 뚜렷해졌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기사 잘 봤다’며 인사를 건네와 은근히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제 꿈을 얘기했으니 꼭 외고에 합격해야겠어요.”

주영이 어머니 박미정(43·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씨도 느낀 게 많다. 모르는 사람들이 전화번호를 알고 연락을 해왔다. “프로젝트에 참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아이랑 비슷하네요” 등 질문과 상담이 이어졌다. 박씨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주영이가 좋은 결과가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주영이는 비상 공부연구소 이지원 연구원을 만났다. 이 연구원은 “주영이는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한 학습 계획을 짜지 못했다”며 “특목고를 준비하는 많은 학생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간고사가 끝나면 과목별로 주영이의 강·약점을 확인해 외고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주영이는 공부 습관이 잡혀 있어 학습 효율성이 일반 학생들보다 3~5배 이상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로젝트팀은 주영이가 현재 학원 수업에 만족하기 때문에 기존 공부 패턴에 큰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대신 ▶10분 영어듣기(5분 동안 영어듣기를 진행한 후 틀린 영역 정리) ▶영어 지문 30분 읽기(자신의 실력에 맞는 지문들을 선정해 문제풀이를 하지 않는 독해 진행) ▶교과서를 이용한 사회·시사 학습(내신과 구술면접을 동시 진행) 등 내신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학습을 추가할 계획이다.

세 번째 참가자 대웅이는 신문에 이름과 사진이 나간 뒤 친구들로부터 “힘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웅이는 “솔직히 기사를 통해 친구들이 성적을 알게 된 것은 좀 창피하다”며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올랐다는 기사가 다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이 아버지 류헌(47·수원시 영통구)씨는 ‘무뚝뚝한 아버지’에서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자상한 아버지’가 됐다. 그는 블로그에 직접 올린 글에서 “대웅이도 많은 변화는 없지만 뭔가 해보려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프로젝트 참여 이후 아빠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해주고 아빠 말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대웅이는 학원을 줄이는 대신 주말에 공부 상황을 체크해 주고 학습 습관을 잡아 줄 멘토 선생님을 구했다.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데다 도서관처럼 공부하는 분위기가 갖춰진 멘토의 집을 주 2회 방문하기로 했다. 일주일간 배운 내용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시간이다. 이런 결정은 류씨와 대웅이, 엄마 이연희(46)씨가 함께 의논한 뒤에 이뤄졌다.

프로젝트팀은 “일단 가족관계의 재형성을 통해 대웅이가 공부에 대한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학습 습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세부 학습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박정현·최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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