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가 있는 아침 ] - 예솔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예솔아
-김원석 시, 최민오 그림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

하고 달려가면

"너 말구 네 아범."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

하고 달려가면

"너 아니고 네 엄마. "

아버지를

어머니를

"예솔아"

하고 부르는 건

내 이름 어디에

엄마와 아빠가

들어계시기 때문일 거야.



동요를 부르며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예"하고 달려가면. 너 말고 네 아범…." 부르다 보면 주위 사람들도 어느새 절로 입을 달싹이며 따라 흥얼거리게 될 걸. 한 꼬마아이(현 소리꾼 이자람, 1984년 당시 4세)의 앙증맞은 음색에 구수한 할아버지 음성이 화답하는 곡으로 만들어져 불린 게 벌써 21년. 이 시 앞에서 3대가 사는 집안의 화목한 풍경을 떠올리며 슬며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아직 마음에 동심이 살아 있다는 뜻.

박덕규<작가>

*** '시가 있는 아침'은 5월 한 달 동시를 싣습니다. 9일부터 6월 30일까지 교보문고 안양·인천·강남점, 제주문화원, 분당 율동공원, 남이섬을 순회하는 '별똥들이 모여 사는 곳' 전시회에 나올 그림이 함께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