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비판 홍콩 빈과일보 좌초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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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정부에 대한 대담한 비판보도로 중국귀환후 생존여부가 주목됐던 홍콩의 빈과일보 (빈果日報)가 끝내 좌초위기에 몰렸다.

중국정부는 물론 홍콩내 다른 언론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아 부수격감이 우려되는등 존립기반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빈과일보가 이처럼 집중공격을 당하게 된 것은 지난달 23일 "올해초 장춘윈 (姜春雲) 중국 부총리의 아내가 마약밀매혐의로 처형됐으나 姜은 재판 직전 아내와 이혼해 가까스로 자리를 지켰다" 고 보도한 것이 화근이 됐다.

중국정부는 지난 11일 홍콩 신화통신을 통해 "터무니없는 오보" 라며 빈과일보의 보도내용을 강력히 부인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소문.중상모략에 탐닉, 독자를 오도하는 형편없는 신문" 이라고 빈과일보를 몰아붙였다.

홍콩 언론들도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회보 (文匯報) 는 姜부총리의 부인이 서예와 요리를 즐기는 '부패와는 거리가 먼 사람' 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경쟁지인 동방일보는 연일 빈과일보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빈과일보 사장인 지미 라이 (黎慶寧.49) 는 중국 고위층을 신랄하게 비난하면서도 지금까지 늠름하게 버텨왔으나 이번에 몰려온 파도만큼은 무사히 넘기기가 힘겨워 보인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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