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날 좀 뽑아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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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에이스' 조성민(31)이 재기할 수 있을까.

30일 2005년도 프로야구 신인선수 2차 지명 회의를 앞두고 조성민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6년 계약금 13억여원을 받고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다가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으로 2002년 야구계를 떠났던 조성민. 탤런트 최진실(35)씨와의 결혼생활까지 파경에 이르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조성민은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이번이 두번째 도전. 지난해에도 국내 프로무대 진출을 희망했지만 연고 구단들(두산.LG)이 외면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자존심을 버리고 택한 '재수'에서도 앞길은 밝지 못하다.

◇8개 구단 모두 '갸웃'="순위에 신경쓰지 않는다. 뽑아만 달라"는 조성민의 호소에도 구단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편이다. 현대.두산.롯데 등은 "지명 후보자 명단에서 빼놓은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나머지 구단들도 "일단 다른 구단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며 앞장서서 뽑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따라 뽑을 수도 있다"는 구단은 기아 하나뿐. 그나마 "위험부담을 지고 뽑을 만한지 고민 중"이다.

스타로서의 상품성은 풍부하지만, 기량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은연 중에 남아있는 '스타의식'이 팀 분위기를 흐릴 수 있다는 걱정도 따라다닌다.

◇관건은 몸 상태=그럼에도 조성민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만약 재활에 성공해, 원 포인트 릴리프라도 뛴다면 뽑지 않은 팀들이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어느 정도의 공을 던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달 성균관대 야구팀과 함께 훈련했던 조성민은 "정상 컨디션의 60% 정도까지 회복했다"며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아직 전력 투구는 못하지만 시속 130㎞의 직구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구단 스카우트는 "조사 결과 팔꿈치가 완치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단의 스카우트도 "몸도 만들지 않고, 받아주면 재활하겠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현재 수준은 고등학교 에이스 정도"라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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