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털 정치인'은 호화병실 단골…주위눈총의식 가명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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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뇌물등 비리혐의로 구속됐다 병치료등을 이유로 풀려난 김우석 (金佑錫) 전내무부장관. 황병태 (黃秉泰). 정재철 (鄭在哲). 권노갑 (權魯甲) 의원등과 이원조 (李源祚) 전의원. 김기섭 (金己燮) 전안기부차장등 고위 공직자.정치인들이 대부분 병원 특실이나 VIP룸등 하루 병실료만 수십만원인 호화병실을 장기간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보비리 사건과 관련,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김우석 전내무장관은 지난달 4일까지 1백여일동안 서울강남 S종합병원의 VIP룸과 특실등 두개의 병실을 사용했다.

金씨가 입원했던 15평 크기의 VIP룸은 하루 병실료만 25만5천원인 1인용으로, 높낮이가 자동조절되는 전동침대에 유선방송 TV와 응급치료 시설은 물론 소파와 주방을 갖췄으며 가족을 위한 별도의 침대가 있고 매일 신문까지 병실에 배달된다.

金씨는 또 구치소에서 감시를 위해 파견된 교도관용으로 하루 22만5천원짜리 특실을 사용해 병실료만 모두 4천2백여만원을 냈다.

또 7월10일부터 9월26일까지 H병원에 입원했던 정재철 의원도 하루 33만7천여원짜리 특실을 사용하며 두달여간 병실료로 3천5백65만원을 냈다.

심장병으로 S병원에 입원했던 황병태 의원은 25만원짜리 특실을 사용하며 병실사용료 2천5백만원을 지불했고 김기섭 전안기부차장은 K병원에서 하루 20만원짜리 특실을 사용해 병실료로 1천6백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이들은 한결같이 최고급 특실을 요구하면서도 대부분 다른 사람의 이름이나 가명을 사용하는 것이 공통점"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뇌물등 비리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이 반성하는 빛은 보이지 않고 호화 병실료로 수천만원씩 쓰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 라고 지적했다.

정제원.정현목.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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