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보험 가입 3년새 2배…5가구중 한가구 암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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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달 서울 S병원에서 심장질환 수술을 받은 張모 (55.서울 은평구 신사동) 씨는 전체 진료비의 약 60%에 이르는 1천1백50만원을 본인이 직접 부담하면서 결국 빚까지 져야 했다.

張씨는 "큰 병에 걸리면 의료보험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 이달부터 매월 3만원정도 내는 질병보장보험에 가입했다" 고 밝혔다.

전국민 의료보험 실시후에도 의료비의 본인부담률이 꾸준히 늘어 질병보장보험에 따로 가입하는 사람들의 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질병보장보험 가입 건수는 94년 3백32만건에서 올 8월말에는 7백1만건, 납입된 보험료는 9천2백58억원에서 1조7천1백67억원으로 3년새 두배 정도 증가했다.

특히 암보험 (1백여종) 은 지난해 하루 평균 7천여건 이상 가입됐으며 납입보험료도 93년 3월 3천5백93억원에서 올 2월 2조2천7백58억원으로 4년사이에 6배나 늘었다.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崔秉浩) 연구위원은 "5가구중 한가구가 암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며 "암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보험업계가 적절히 파고든 것" 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국민이 질병보험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의보 (醫保) 적용이 되지 않는 치료항목이 많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실제로 의료보험관리공단이 지난해 피보험자 진료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외래환자의 본인부담금은 평균 64%였고 입원환자는 총 진료비의 43%를 자비로 부담했다.

특히 치과병원.한방병원의 본인부담률은 거의 8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양봉민 (梁奉玟) 교수는 "의료보험 실시 국가중 우리 국민의 본인부담률이 최고 수준" 이라고 지적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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