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이봉주 은퇴설 있던데 … “글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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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가 끝난 직후 대부분의 언론은 “이봉주가 생애 마지막 레이스를 펼쳤다”고 썼다. 15일 이봉주가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완주하자 또다시 “이봉주가 은퇴경기를 했다”고 했다. 마스터스가 아닌 엘리트 선수가 정규 대회에서 풀코스를 40차례 완주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다. 그만큼 그는 뛰고 또 뛰었다. 그럼 이제 진짜 은퇴인가.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소속팀 삼성전자는 “이제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봉주는 주저주저 했고, 회사 측은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역 생활을 1년 더 연장시켰다. 은퇴 후엔 지도자 연수를 보내주기로 했다. 이봉주는 26일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글쎄요”라며 대답을 피했다. 사실 삼성전자 측은 은퇴 문제를 놓고 이봉주와 3~4년 전부터 갈등 아닌 갈등을 빚어 왔다. 이봉주가 마라토너로서 전성기를 한참 지났다는 판단에서 은퇴 의사를 여러 번 타진했지만 달리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국체전은 순위 싸움이라 부담스럽고 올가을 대회 중 한 곳을 골라 은퇴 경기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봉주의 은퇴 후 거취와 관련, 최근에는 ‘캐나다 이민설’이 나돌았다. 한술 더 떠 이봉주의 부인 김미순씨는 얼마 전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남동생으로부터 “누나네 언제 이민 올 거냐”는 전화까지 받았다. 김씨의 남동생은 2000년 캐나다로 유학 간 뒤 현지에 정착해 살고 있다. 김씨는 “얼마 전 난데없이 ‘이봉주가 캐나다에 이민 간다’는 뉴스가 인터넷에 떴다. 아니 국민 마라토너 소리까지 들었던 사람이 이민을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이봉주는 삼성전자와 계약을 1년 연장한 뒤 지도자 연수의 대상지로 미국·캐나다 등을 거론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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