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할 때 콜라 마시면 안되는 진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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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라 등 청량음료를 많이 마시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많다. 당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청량음료에 들어있는 액상과당이 식욕을 부추겨 다른 음식까지 많이 먹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서 오래 살다 온 사람들은 식사를 할 때 자주 청량음료를 마신다.특히 햄버거를 먹을 때는 콜라를 곁들여야 제맛이라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청량음료 때문에 식사량이 줄어들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는 것이다. 같은 당분이라도 포도당은 식욕을 낮추지만 과당은 식욕을 오히려 자극한다는 얘기다.

미국 볼티모어 존스 홉킨스대 대니얼 레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액상과당의 소비와 식사량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최신 연구다.

액상과당은 옥수수 등 농작물에서 추출하는 고농도 과당이 주성분이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음식, 특히 청량음료에 많이 들어간다.

지난 40년간 식사할 틈도 없이 일해야 하는 라이프 스타일 때문에 ‘고열량’ 식품을 과도하게 먹고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근무 형태 때문에 비만 인구가 급증했다. 미국에서는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비만도 심각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2000년 이후 발표된 뇌의 신호 시스템에 대한 연구나 보고서들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특히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주는 말로닐-CoA라는 효소에 주목했다. 포도당에 들어있는 말로닐-CoA효소가 증가하면 식욕이 떨어진다. 단 음식을 먹고 나면 밥맛이 떨어지는 이치다.

따라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곡 식품에는 과당(high fructose com sycup)이 들어있는지 여부를 표시하게 되어 있다.

이번 연구는 ‘생화학 및 생물물리 연구’(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액상과당(WFCS)=1950년대 중반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식품연구소에서 개발했다. 과일이나 식물에서 추출한 액체상태의 당이라는 뜻으로 사탕수수나 사탕무로 만든 설탕보다 더 달면서 가격은 훨씬 쌌다. 1971년 일본의 한 연구소가 인체에 무해한 액상과당 추출법을 개발해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단맛이 더 강한 펩시콜라에 고전하던 코카콜라는 1980년 설탕 대신 액상과당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펩시도 그 뒤를 따랐다. 그후 과일주스, 과자, 잼, 통조림 등 거의 모든 가공 식품에 설탕 대신 값싼 액상과당을 사용하게 됐다. 액상과당은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액상과당이 든 음식을 먹으면 배부른 것을 잘 느끼지 못해 과식을 하게 된다. 설탕이 든 콜라는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속이 메스꺼워져 많이 못 마시지만, 액상과당이 든 콜라는 1~2ℓ까지 한번에 마실 수 있다. 몇 분 뒤면 또 입맛이 당긴다. 액상과당이 탄산음료에 쓰인 뒤 미국 청소년의 비만율이 6~16%P 늘어났다는 연구도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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