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친환경 U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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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포뮬러1(F1)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영향으로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개최권 반납까지 검토했던 중국이 10월에서 4월(19일)로 일정을 옮겨 참가한다. 또 금융회사의 잇따른 경영악화로 스폰서팀이 크게 줄어 최소 비용으로 경기를 치러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통상 1년간 F1팀을 운영하려면 선두권은 3000억원 이상, 중하위권도 1000억원 정도가 들었다.

◆새로 등장하는 중동세=올 시즌에는 중동의 아부다비가 새롭게 개최국에 진입했다. 바레인에 이어 중동지역에서 두 번째 F1 개최국이 된 아부다비는 시즌 최종전이라는 흥행 카드까지 더하게 됐다. 이 대회는 인공섬에 건립한 야스마리나 서킷에서 치러진다. 드라이버들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다. 스쿠데리아 토로로소팀의 세바스티앙 부에미(스위스)가 올 해 유일한 신인으로 데뷔를 한다. 올 시즌에도 10개 팀, 20명의 드라이버들이 F1에서 경쟁한다. 다만 혼다를 대신해 신생 팀 ‘브라운GP’가 출전하게 된 점이 다르다. 브라운GP는 베네통과 페라리를 거치며 7번의 챔피언 타이틀을 이끌어낸 명장 로스 브라운이 이끄는 팀으로 올 시즌 중위권 판도에 영향을 미칠 다크호스로 기대된다.

◆달라진 경기 룰=시즌 챔피언을 결정하는 방식이 다르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한 드라이버가 ‘월드 챔피언’이 되는 개정안을 3월 18일 발표했다. 지난해까지는 최다 득점 드라이버가 챔피언에 올랐다. 2위부터는 최다득점 순으로 결정된다. 최고 팀을 뽑는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득점 순이다. F1은 대회마다 1∼8위까지 드라이버와 팀에 각각 10·8·6·5·4·3·2·1점을 준다.

경주차 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퀴에 홈이 없는 슬릭 타이어(왼쪽 사진)의 부활이다. FIA는 1998년부터 경주차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네 줄의 홈이 파인 그루브 타이어를 의무화했다. 슬릭 타이어는 표면에 홈이 없어 노면 접지력이 그루브보다 20%가량 높다. 그만큼 코너링 스피드가 빨라질 수 있다.

FIA는 또 경주차의 공기역학 특성을 결정하는 규정을 강화했다. 경주차의 기술개발보다는 드라이버의 기량이 더 중요해졌다.개발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F1 경주차의 앞날개는 더 낮고(150㎜이하→75㎜이하) 더 커졌다(폭 1400㎜→1800㎜). 뒷날개는 전보다 25%나 크기가 줄었다. 앞날개는 레이스 도중 최대 6도까지 각도를 바꿀 수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기록이 단축될 수 있다. 또 앞뒤 날개를 제외한 각종 공기역학 부품 사용을 금지해 경주차의 모습이 확 바뀐다.

엔진 규정도 달라졌다. 2008년까지는 드라이버당 1개의 엔진으로 2경기를 소화했지만 올해는 3경기 연속으로 1개의 엔진을 써야 한다. 연간 사용 개수도 드라이버당 8개(테스트용 4개 제외)로 제한된다. 엔진 내구성이 승부의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엔진 회전수도 1만9000rpm에서 1만8000rpm으로 낮춰 상하위 팀간 기술격차가 줄어들게 했다.

FIA는 환경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내놓았다. 새로 도입된 키네틱 에너지 리커버리 시스템(KERS)은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열을 동력 에너지로 저장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올해 시범 사용기간을 거쳐 2010년부터 의무화된다. 이 장치를 장착한 경주차의 경우 드라이버가 레이스 도중 버튼을 누르면 약 7초간 80마력의 출력이 증강돼 추월이나 급가속에 유리하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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