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여우상 티비졸 영화'뽀네트' 내일 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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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지난해 9월 베니스영화제 시상식에서는 영화사상 전무후무한 '사건' 이 일어났다.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프랑스의 4살짜리 빅투아르 티비졸 이 호명된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어서 티비졸은 현장에 없었고, 54세의 감독 자크 두아이옹이 "그 아이에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며 대리수상했다.

티비졸의 부모가 "아이답게 키우고 싶다" 며 밀려드는 인터뷰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한 일화 역시 화제를 모았다.

금발에 통통하고 뽀송뽀송한 얼굴, 해맑은 눈빛을 지닌 티비졸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순수해지는 깜찍한 요정. 8일 국내개봉되는 '뽀네트' 에서 티비졸은 엄마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 뽀네트로 나온다.

다시는 엄마를 볼 수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없는 뽀네트의 눈물은 가슴아리고, 비록 환상이지만 엄마를 만나 "다시는 울지 않겠다" 고 다짐하는 뽀네트의 웃음은 애잔하지만 환한 희망을 안겨 준다.

티비졸의 연기도 놀랍지만 그런 연기를 조율해낸 프랑스감독 자크 두아이옹의 세심함도 존경스럽다.

두아이옹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6개월 동안 1만6천명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의 눈높이에서 죽음을 바라보았다.

만5세가 되면 죽음을 이해하기 시작한다는 아동심리학에 근거해 4세 아이를 주연으로 캐스팅했으며, 티비졸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늘 아동심리분석가가 촬영장을 따라다니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감독의 보살핌과 부모의 소신으로 티비졸은 여우주연상 수상에도 아랑곳없이 조용하고 천진난만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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