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주자 박진, 정치생명 최대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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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의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정계 입문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박 의원은 경기고·서울대 법대, 외무고시 출신이란 배경에다 외교분야 전문성과 신사 이미지를 겸비해 한나라당의 차세대 리더군으로 분류돼 왔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정무 비서관을 지냈고 2002년 8·8 재·보선 때 처음 배지를 달았다. 지난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시련을 겪는 듯했으나 접전 끝에 3선에 성공하면서 오히려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해머를 든 야당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단독 상정을 밀어붙여 여권 핵심부로부터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런 그에게 갑자기 터진 ‘박연차 금품 수수설’은 정치적 날벼락이 됐다.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말처럼 만약 그가 수천만원대의 불법자금을 받았다면 과거 판례에 비춰볼 때 의원직 상실형(벌금 100만원 이상)에 처해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그는 철저히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선거처럼 그가 이번에도 화를 복으로 바꿀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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