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김종필총재 연합 裏面합의 위헌 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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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31일 양당간 대통령후보 단일화 협상을 공식 타결해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정, 발표했다.

양당은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민회의측 협상기구인 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 추진위와 자민련측 협상기구인 대통령후보 단일화 협상 수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그러나 양당의 합의문 최종 수정과정에서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국무총리 임면권' 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이면 (裏面) 합의가 이뤄져 위헌시비등 파문이 예상된다.

양당의 단일화협상 소위 (공동위원장 韓光玉.金龍煥) 는 이날 협상에서 '대통령은 국무총리를 본인의 의사에 반해 해임할 수 없다' 는 내용을 양해사항으로 합의하면서 위헌시비를 피하기 위해 합의문에서 삭제했다.

이 내용은 원래 합의문 협약중 '공동정부의 구성및 운영' 부분의 '다항 (項)' 에 포함돼 있었으나 합의문 발표직전 황급히 삭제됐다.

이같은 이면합의는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는 헌법 제86조에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내각제 개헌을 위해 구성될 공동정부라지만 대통령의 주요 권한을 이처럼 제한할 수 있느냐" 는 지적이 양당 내부에서 제기됐다.

더구나 양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이런 양해사항을 지킬 경우 대통령과 국무총리간 불화가 발생할 때 중재기능조차 없어 엄청난 국정혼란이 야기될 소지도 있다.

이날 양당이 공개된 합의문서 이외의 별도각서를 작성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같은 합의에 따라 박태준 (朴泰俊.무소속) 의원은 오는 4일 자민련에 입당해 총재로 추대되고 김종필 (金鍾泌) 총재는 양당 공동선거대책위 의장을 맡으며 집권후 총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3일 당별로 당무회의를 열어 합의문을 추인하고 김대중.김종필총재가 서명식을 갖기로 했다.

김현종.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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