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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좋다] 아쿠아로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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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아쿠아로빅에도 정리운동은 필수다. 김응경씨(맨 앞) 등 아쿠아로빅 회원들이 잔잔한 음악에 맞춰 단전호흡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아쿠아로빅은 특유의 장점 때문에 최근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장문기 기자]

▶ 아쿠아로빅 회원들이 발포수지 막대(누들)를 양손으로 잡고 물속에서 '달리기' 체조를 하고 있다.

"부드러운 물살의 감촉을 즐기면서 요렇게 날씬해졌어요. 스트레스 대신 활기가 넘쳐나지요."

회사원 이경진(30)씨는 요즘 직장생활이 즐겁다. '아쿠아로빅'이라는 걸 만나고나서다. 매주 화.목요일 점심시간에 회사(서울 서소문) 부근 중앙문화센터 수영장을 찾은 지 석달째.

댄스음악에 맞춰 한 시간쯤 물장구를 치다 보니 세살 된 딸을 돌보느라 쑤시던 무릎과 손목 관절이 개운해졌다. 덩달아 몸무게도 2㎏이나 줄어 기분이 더 좋다.

*** 웰빙형 스포츠로 인기

체육관에서 땀 흘리는 에어로빅을 물속으로 옮겨다 놓은 아쿠아로빅. 부력 때문에 몸무게가 가벼워져 움직임이 쉽고 부드럽다. 그래서 관절염 환자나 임산부.노년층의 운동으로 좋다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씨와 같은 젊은 직장인들에게도 이른바 웰빙형 스포츠로 인기다.

"시원한 물속이라 땀이 나지 않는 것 같지만 지방 소모량은 지상운동의 두배에 가까워요. 물의 저항을 받으며 팔다리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근육운동 효과가 크지요." 강사 김영훈(32)씨는 "강좌를 연 지 두달 만에 젊은 수강생이 늘면서 22명이던 회원이 39명으로 불었다"고 말했다.

아쿠아로빅은 신나는 댄스곡으로 시작한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지난 22일 낮12시 첫 곡은 힙합댄스그룹 거북이의 '컴 온'이었다. 가슴 정도 물이 찬 수영장을 회원들이 음악에 맞춰 껑충껑충 뛰며 돈다. 5분 가량의 준비운동이다.

이어 미국 여가수 글로리아 에스테반의 논스톱 댄스곡 '콩가(Conga)'가 울린다. 물 밖의 강사 김씨가 하는 손.발동작에 따라 물속에서 매스게임이 열린다.

1.5m 길이의 발포수지 막대(누들)를 사타구니에 끼고 물속에 떠서 하는 '자전거타기'체조도 한다. 40분가량의 운동에 강사는 땀범벅이 됐지만 물속 회원들은 힘든 기색 없이 즐겁기만 하다.

12시45분. 댄스음악이 그치고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아베마리아가 흐른다. 음악에 맞춰 손과 발도 천천히 움직인다. 물속에서 하는 일종의 단전호흡이자 마무리 운동이다.

"음악에 맞춰 춤추듯 운동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가요. 운동량이 많다고 하는데 물속이라 그런지 힘이 든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요." 친구 소개로 이달부터 시작했다는 김응경(28)씨는 "물속의 편안한 느낌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상쾌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 힘 안 들이고 운동효과

그래선지 아쿠아로빅의 보급 속도는 꽤 빠르다. 한국아쿠아운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이맘때 전국 120개 센터에 7200명 정도였던 회원이 지금은 150개 센터 1만6500명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40, 50대 주부 위주이던 연령 구성도 20, 30대 젊은 여성들로 조금씩 낮아진다.

최준호 기자

[아쿠아로빅이란]

아쿠아로빅이란 물(aqua)과 에어로빅(aerobics)의 합성어다. 물의 저항과 부력을 이용해 걷기.뛰기.달리기.틀기.차기 등을 하는 물속 종합체조다. 막대나 아령 등의 기구를 이용해 좀더 다양한 동작과 운동효과도 낼 수 있다.

수영처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거나 힘들지도 않다. 수영을 못 하고 물에 대한 공포가 있는 사람이라면 물과 친해지는 좋은 수단도 된다. 별도의 개인장비가 필요 없고 수영복만 챙기면 되니 아무 때나 접할 수 있어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근원은 유럽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 미국으로 전파돼 재활치료에 이용되면서 체계화하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90년 초에 들어왔으며 97년 7월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이 '수중에어로빅'이란 이름으로 발표하면서부터 보급이 본격화됐다.

장점은 여느 운동이 그러하듯 근력과 유연성을 키우고, 심장근육.혈관계.호흡순환계 등을 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 사고 등으로 인한 부상의 회복, 노화예방.스트레스 해소.다이어트 효과 등도 뛰어나다는 게 한국아쿠아운동협회의 설명이다. 최근엔 동네 구민회관 같은 곳에도 강좌가 개설되고 있다. 대개 주 2~3회 강습하며 비용은 한달에 7만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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