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시아버지를 두달째 간호하고 있는 金모 (42.여.대구시북구산격동) 씨는 입원비말고도 한달 평균 20만원이나 되는 주차료때문에 허리가 더욱 휜다.
金씨는 오전 시간과 밤에 간호를 맡고 오후에는 집안 일을 돌보기위해 남편과 3~4시간 교대한다.
바로 오후 시간 남편이 병실을 지키는 동안 무는 주차료가 한달 평균 20만원이나 되는 것이다.
金씨는 "입원비에 주차료까지 물어 부담이 보통 큰 게 아니다" 며 "입원환자 가족의 주차료를 면제하거나 내려 달라" 고 요구했다.
대구지역 경북대.영남대.동산병원등 종합병원 입원환자 가족들이 이처럼 "주차료가 너무 비싸다" 며 요금면제나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병원들이 간호사 부족을 이유로 간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가족들이 환자를 돌볼 수 밖에 없는 만큼 입원.진료비외에 주차료를 무는 게 부당하다는 것이다.
95년부터 종합병원 주차장이 유료화된 이후 30분에 7백원씩 받던 주차요금을 지난 7월부터 30분까지는 8백원, 그리고 10분 초과마다 3백원씩으로 더 물도록 하자 주차료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경북대.영남대등 환자 가족 7천8백70명은 "병원 주차장은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것인 만큼 입원환자 가족의 주차료는 면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며 자신들이 서명한 주차요금 면제청원서를 20일 대구시의회에 냈다.
이에 따라 대구시의회 산업위원회는 이날 청원을 심의했으나 "병원 주차장의 주차요금은 법령상 병원측이 결정하도록 돼 있는데다 대구시가 정한 주차요금 상한선을 넘지 않아 인하요구를 하기는 어렵다" 는 입장과 "문제가 있다" 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른 지역 병원이나 외국병원의 사례를 검토한 뒤 요금인하 권고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종합병원들은 "요금을 면제하거나 인하하면 2백~7백여대분의 주차장이 입원환자 가족들의 장기주차 차량들로 가득 차게 돼 하루 2천~3천여명의 외래환자들은 이용하지 못할 것" 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면제나 인하가 어렵다" 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자 가족들은 "다음 회기때에도 의회가 나서지 않을 경우 입원환자 가족의 요금면제나 할인 조례제정을 청원하는 등 주차료의 부당성을 문제삼을 것" 이라고 말해 병원 주차요금을 둘러 싼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 = 홍권삼.안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