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성적 오른 아이 용돈줘도 괜찮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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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심리학, 생활의 지혜를 발견하다
찰스 I. 브룩스 외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346쪽, 1만5000원

누군가 매일 당신의 차를 더럽힌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느 심리학자는 자기 차를 더럽히는 동네 소년들에게 2주 동안 하루에 1달러씩 주었다. 그러다가 돌연 돈 주기를 그쳤다.

그를 미치광이로 취급하던 소년들이 평소처럼 차를 더럽힌 뒤 “돈 안 주세요?”라고 묻자 그 심리학자는 “형편상 더 이상 돈을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돈 받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 소년들은 차를 더럽히는 짓을 ‘자발적’으로 그만두었다.

어린이들이 즐겨 하는 일에 상을 주다가 더 이상 주지 않게 되면 아이들이 그 일에 관심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 상이 놀이를 일로 바꿔버린 탓인데 단 어떤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보상을 받은 경우만 그렇다. 일을 잘 했다는 이유로 보상을 받을 때는 그 보상이 일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는단다.

적어도 이 책에 따르면 그렇다. 미국 펜실베니아 킹스 칼리지의 심리학교수인 지은이들은 성적 향상, 선행 등에 용돈· 금별· 트로피로 포상을 하면서 ‘혹 아이들을 망치는 것은 아닐까’하는 자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세 살 때 나타나는 반사회적 성격, 그러니까 자제력 부족이나 공격적이고 신경질적인 성격을 “나이가 들면 나아지겠지”하고 방임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그런 성격이 나타나므로 일찌감치 바로잡으라고 권한다.

책에는 이처럼 실생활에서 활용하거나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심리지식’ 59가지가 담겨 있는데 탄탄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 믿음직하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오래한다고 육체적 건강이 좋아지지는 않지만, 종교를 가지면 병원을 덜 찾고 더 오래 산다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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