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정호 문화비전 2000 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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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19세기말 인류가 예상했던 20세기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들이 무한한 행복을 누리는 그런 세상이었어요.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구의 도시집중.환경파괴.가치관 상실.인간의 소외등 부작용도 많이 낳았습니다. "

20일 '문화비전 2000보고서' 를 발표한 '문화비전 2000위원회' 의 최정호위원장 (연세대 신방과 교수) 은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전세계가 문화의 세기라고 떠들썩한 것은 20세기 기술문명이 낳은 부작용에 대한 반성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가치관과 상상력등이 강조되는 세기가 열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위원장이 발표한 이번 보고서는 21세기를 이끌어갈 문화정책의 기본방향과 목표.비전, 2000년맞이 기념사업등의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그친다.

아이디어 채택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등을 거친 뒤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한승주 전 외무부장관등 전문가 26명이 5개월동안 전체회의 6회, 분과회의 8회를 거쳐 얻어낸 결실이다.

"정보화시대에 한 제품의 수명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기능이 똑같은 제품을 놓고 선택하라면 소비자들은 디자인등 문화적인 요소에 좌우됩니다.

꼭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탈냉전. 탈이데올로기시대에 민족의 아이덴티티를 밝힐수 있는 최고의 수단은 문화 아닙니까.이제 문화를 발전의 중심에 세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 최위원장이 특히 신경쓰는 부분은 우리 학부모들의 문화인식을 높이는 것. 그래서 그는 전국의 학부모들에게 호소문을 보낼 계획이다.

"한창 국위를 떨치고 있는 박찬호.조수미씨등이 학교성적이 뛰어나서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도 문화의 세기를 열어갈 '천재' 들이 어딘가에 파묻혀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을 발굴해내도록 학부모들에게 당부할까 합니다. "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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