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김대중·김종필' 조순총재·이인제前지사 시각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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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반 (反) DJP연대에 대한 조순 (趙淳) 민주당총재와 이인제전경기지사의 반응은 엇갈린다.

趙총재는 기대감을 보이는 반면 李전지사는 비판적이다.

그렇다고 李전지사가 막판까지 반대할 것이라는 단정은 아니다.

양측의 이런 입장 차는 어떤 연대든 중심축에는 자신이 서야 한다는 주장이 바탕에 깔려 있다.

때문에 한꺼풀만 벗기면 주도권 다툼의 인상도 짙다.

趙총재측이 반DJP연대에 대해 적극적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당초 얘기되던 이인제 - 조순 연대에서 열세에 처한 趙총재측이 반DJP연대 논의를 반전기회로 삼으려는 것은 물론이다.

20일 민주당 총재단회의 결과는 이런 복선을 여실히 보여준다.

회의 결론은 "지금까지 거론돼온 4자연대의 한 축에 신한국당도 포함된다" 는 것이었다.

반DJP연대가 4자연대를 포기하는게 아니라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李전지사측은 반DJP연대 구상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다.

李전지사는 "관심이 없다" "현실성 없는 얘기" 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무엇보다 李전지사측은 반DJP연대 구상이 신한국당 李총재를 포함시키는 한 성사 가능성이 없는 카드라고 판단한다.

설사 李총재가 사퇴한다 해도 李전지사에 대한 거부감이 만만찮은 여권내 역학구조로 미루어 李전지사가 연대의 중심축에 서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섣불리 반DJP연대 논의에 뛰어들었다가 창당도 안된 상태에서 전열만 흩뜨리는 결과를 빚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서두를게 아니라 우선은 내부 조직을 강화하고 지지층을 확산하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李전지사측 일각에도 반DJP연대에 전략 차원에서 찬성입장을 보이자는 주장은 있다.

하지만 李전지사는 "단독으로 싸워도 이긴다" 며 일단 趙총재에게만 눈길을 보내는 중이다.

박승희·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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