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채용시험시 울산지역 연고권 놓고 경남·부산지역 대학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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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울산의 연고권을 놓고 부산과 경남지역 대학들사이에 팽팽한 싸움이 붙었다.

연고권이 있는 지역의 대학 졸업생들에게는 초.중등교사 신규채용시험때 가산점이 주어지기 때문. 따라서 경남지역 대학들은 "울산시에 대한 연고권은 경남에 있다" 는 주장을 펴는 반면 부산지역 대학들은 "울산시가 경남에서 분리돼 광역시로 승격됐는데 어떻게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느냐" 고 맞서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연고권을 인정하느냐' 의 여부에 따라 지역대학 사범대생과 교대생들의 취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 지금까지 시.도교육청은 초.중등교사 채용시험 (1차 필기) 때 초등은 지역대학 응시생에게 가산점으로 8점 (1백점 만점) 을, 중등은 5점을 줬다.

예컨대 경남도교육청 초등교사 임용고사에 지역대학인 진주교대생이 응시하면 가산점 8점을 받게 돼 아주 유리하다.

올부터 자체 채용권한을 갖게 된 울산시교육청도 "아직 확정짓지는 않았으나 12월에 초등 1백명, 중등 70~80명의 교사를 뽑을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지금까지 울산에 대한 연고권을 행사해 온 경남지역 대학인 경상대.진주교대등은 "울산은 경남도교육청아래 지역교육청으로 있다가 독립한 것" 이라며 "그래서 적어도 지금의 1학년이 졸업할때까지는 지역 가산점을 줘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다.

경남지역 대학들은 특히 "울산을 포함한 경남도내 모든 학교의 교사 수급상황을 전제로 교육부가 경상대 사범대.진주교대생의 정원을 결정한 것" 이라며 "울산의 연고권은 해마다 수백명의 졸업생이 취업하느냐, 못하느냐의 사활이 걸린 문제" 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부산지역 대학들은 "이제 울산은 엄연히 독립된 곳이므로 가산점없이 동등한 공개시험을 통해 실력대로 교사를 뽑아야 할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부산시내 사범대.교대생들은 지금까지 몇년째 부산시교육청이 교원과잉으로 교사를 적게 뽑는 바람에 경기도등 다른 지역으로 가 원정시험을 쳤다" 며 "이제는 양보할 수 없다" 고 주장한다.

그러나 싸움의 열쇠는 울산시교육청이 쥐고 있다.

이와 관련, 울산시교육청은 "우수한 교사를 뽑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 며 "그러나 울산이 경남에서 독립해 승격한 만큼 지금의 1학년까지는 경남의 연고권을 전혀 무시할 수도 없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런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1월중순까지는 결정하겠다" 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이 어떻게 결정하느냐' 에 따라 두 지역 대학들사이의 희비가 엇갈리는 문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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