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파일]가슴 뭉클한 3국 3색 사랑방정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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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회사 일을 끝내고 그냥 집에 들어가자니 뭔가 허전하다.

집안일을 하다 문득 하늘을 쳐다보니 텅 빈 내 가슴이 거기 널려있다.

결실의 계절이라고들 하는데 왜 이리 쓸쓸하지?가슴 찡한 감동적인 '사랑영화' 없을까? 그런 분들을 위해 영국.미국.독일의 사랑영화 세편을 권한다.

'전망좋은 방' '하워즈 엔드' 가 좋았던 분들이라면 '몬테리아노 연인' (콜럼비아) 을 택하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앞의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20세기초 영국 상류사회가 배경이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데서 오는 사랑의 오해들을 섬세한 위트로 묘사한 E.M.포스터 원작을 찰스 스터리지 감독이 영화화했다.

12년간 시댁의 권위주의에 시달리던 중년의 과부 (헬렌 미렌)가 여행을 떠나 7살 연하의 이탈리아 청년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한다.

그러나 그녀가 꿈꾸어오던 사랑과 현실의 사랑은 너무나 다르다.

영국의 일급 배우들의 연기와 이탈리아 투스카나 지방의 풍광이 어우러진 우아한 시대극이다.

조나단 카플란 감독의 '러브 필드' (콜럼비아) 의 여주인공 로렌 (미셸 파이퍼) 의 평범한 일상에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케네디 부부를 흠모했던 로렌은 영부인을 위로하러 장례식에 가려하지만 무심한 남편은 아내의 소망을 무시한다.

몰래 길을 떠난 로렌은 흑인 남성과 그의 귀여운 딸과 함께 여행하게 된다.

자신의 작은 꿈을 진정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행복감, 그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이다.

루돌프 토메 감독의 '사랑의 예감' (콜럼비아) 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동독의 고고학자와 미혼모인 서독의 미래학자가 주인공이다.

성격이나 살아온 환경이 다른 중년 남녀가 사랑을 향해 다가가는 모습은 참으로 진지하고 아름답다.

옥선희 <비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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