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경기엔 역시 노장들이다.
힘을 앞세운 젊은 선수들이 거의 매일 치러지는 페넌트레이스에선 강세를 보이지만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선 경험이 풍부한 노장들이 한몫을 한다.
노장들은 포스트시즌의 열광적 분위기에 동요되지 않고 경기의 흐름을 짚어내는데 한 수 앞선다.
더욱이 무더운 날씨속에 많은 체력소모가 필요한 정규시즌과 달리 선선한 날씨속에 치러지는 포스트시즌 기간 만큼은 노장들도 젊은 선수들 못지않은 힘을 되찾을 수 있다.
쌍방울 김성래 (36) 와 삼성 이만수 (39) 는 그런 의미에서 서로에게 놓쳐선 안되는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성래는 시즌 막바지 찬바람이 불며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 전성기의 타격감각을 보였다.
선선해진 날씨 때문에 체력유지의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 상체를 지나치게 숙이던 타격자세를 전성기처럼 꼿꼿이 세운 것도 타격감각을 되찾는데 도움이 됐다.
이만수는 올해로 벌써 13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된다.
포스트시즌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안다.
이만수 역시 시즌 후반부터 날카로운 타격솜씨를 보여왔다.
특히 포스트시즌의 사활이 걸린 쌍방울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5 - 2로 뒤진 9회초 대타로 출장해 기회를 이어가는 좌전안타를 터뜨려 극적인 동점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노장은 과감한 세대교체를 이룬 삼성보다 오히려 쌍방울에 많은 편. 지난해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끝내기 홈런을 친 왼손타자 박철우 (33) 도 컨디션을 가다듬고 있으며 올시즌 현대에서 쌍방울로 이적한 강영수 (32) 도 한방을 노리고 있다.
전주 =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