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를 곁들여 술을 마시는 것도 매한가지다. 일과를 마친 뒤 회사 문을 나섰다. 누군가 회가 동했는지 말문을 열었다.
“오늘은 어디 가지?”
“아무 데나.”
“뭘 먹지?”
“아무거나.”
“이런 참, 회사 근처에 ‘어디 가지’란 이름의 식당을 하나 차릴까 봐. 차림표엔 ‘아무거나’란 요리를 준비하고.”
“그거 괜찮은 생각인데.”
“반주로 한잔해야 안 되겠나.”
“안주는?”
“아무거나.”
“마른안주로 할 거야, 진안주로 할 거야?”
“마른안주는 알겠는데 진안주는 또 뭐야?”
“마른안주는 다들 알고 있지. 진안주는 마른안주가 아닌, 물기가 있거나 물을 넣어 만든 안주를 말하지. 이를테면 두부나 찜, 찌개, 전골 등을 가리키지.”
“아하, 진안주의 ‘진’이 바로 물기가 많다는 뜻의 ‘질다’에서 온 말이군.”
“그럼, 오늘 저녁은 진안주로
한잔하지 뭐.”
“좋아.”
최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