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위기설’ 사그라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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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원화가치와 주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40.5원 오른 달러당 1471원에 마감했다. 최근 4거래일 동안 달러당 97원이나 뛴 것이다. 원화가치가 1400원대에 들어선 것은 2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원화가치는 한때 달러당 1600원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민은행 트레이딩부 노상칠 팀장(외환딜러)은 “원화가치가 달러당 1600원대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달러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들도 달러를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35.31(3.23%)포인트 오른 1127.51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일 이후 다시 11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5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동유럽의 금융위기와 ‘3월 위기설’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원화가치와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 제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엔 국내 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거래소 상장 주식의 28%를 보유한 외국인이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팔면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외국인이 주식을 처분한 돈을 달러로 바꾸면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 원화가치는 떨어진다. 외국인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국내 투자자도 외국인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수하면 주가는 물론 원화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씨티그룹의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 난 것도 도움이 됐다.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는 평가지만 원화가치가 추세적으로 안정되길 기대하긴 이르다. 과도한 하락에 대한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연구위원은 “해외에서 악재가 불거지면 원화가치와 주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침체나 미국 금융·자동차 회사의 부실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원배·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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