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봉중근 “이치로 김뺀 항의는 연기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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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발투수 봉중근이 1회초 이치로 타석때 관중석의 플래시가 터지자 이를 주심에게 이야기고 있다. 【도쿄(일본)=뉴시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의 영웅 봉중근(LG)의 ‘이치로 항의’는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사전 각본과 봉중근의 리얼한 연기가 이뤄낸 한 편의 연극(?)이였다. 봉중근은 지난 9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아시아예선전 일본과의 1,2위 결정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1회 첫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상대로 초구를 던지려다 갑자기 타임을 부르더니 미국인 주심에게 다가가 영어로 항의를 했다.

이에 대해 김성한 대표팀 수석코치는 11일 대표팀 캠프가 있는 미국 피닉스 인근 위웜골프리조트에서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이치로 타석 때 봉중근이 주심에게 항의한 것은 김인식 감독이 미리 지시한 것이었다”라고 공개했다. 이치로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엄청난 수의 관중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이에 봉중근은 관중이 터뜨리는 카메라가 투구에 방해가 된다고 주심에 항의했다. 이것이 김 감독과 봉 선수의 미리 짜여진 각본이었다. 일본 관중의 플래시 세례를 오히려 이치로의 리듬을 깨뜨리는 것으로 활용한 것이다.

김 코치는 그러면서 “각본대로 됐죠”라고 미소를 지었다. 봉중근은 이날 이치로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고 결국 이는 1-0 완봉승으로 이어졌다. 이치로가 패배 직후 일본 기자들에게 “한국에 졌다는 사실에 화가 나고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김 수석코치는 또 봉중근이 일본과의 ‘리턴매치’ 경기 등판을 강력하게 요청함에 따라 애초 선발이 류현진에서 봉중근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소개했다. 봉중근은 일본전 콜드게임패 이후 분함을 억누르지 못하고 일본전 선발등판을 하겠다고 ‘노래’를 불러 결국 코치진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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