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국물 가격 급락…기아 화의신청 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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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기아그룹의 전격 화의신청이란 불똥이 해외 금융시장으로 튀고 있다.

해외 전환사채 (CB) 등 한국물 가격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매수세가 종적을 감추시피해 매매형성조차도 이루어 지지 않는 등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증권발행이 예정된 기업과 금융기관의 외화자금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사태가 화의와 법정관리 신청으로 악화일로를 치달음에 따라 해외 증권시장에서 한국물 인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면가 1백%로 발행되는 기아자동차 해외CB의 경우 수익률이 지난 19일 50%에서 화의신청이 들어간 22일 현재 40%로 하락해 이틀만에 10%포인트나 하락했다.

올 연초 1백4. 75%였던 것에 비하면 가격이 반토막 난 셈이다.

외국인 선호종목인 삼성전자의 해외CB 수익률도 최근 이틀새 1백32.50%에서 1백24%로 하락했다.

국내 기업들이 외화조달용으로 인기가 높은 주식예탁증서 (DR) 의 경우도 기아자동차는 8달러에서 6.50달러로, 포항제철은 27달러에서 25.875달러로 각각 하락했으며 최우량주로 각광받고 있는 SK텔레콤은 9달러에서 8.375달러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제임스케이플증권에서 제공하는 한국물 DR인덱스는 63.32포인트에서 59.9포인트로 하향조정됐다.

특히 이런 가격하락세속에서도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아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바람에 외국인투자자들 사이에선 환금이 안돼 한국물에 대한 인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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