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대학생 재학기간은 7년… 10년만에 10개월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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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를 오래 다니는 대학생들이 부쩍 늘어났다. ‘4년제 대학’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들이 늘어나면서 ‘5학년’‘6학년’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등록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해외 어학 연수, 인턴십 등으로 휴학하기도 한다. 남학생의 경우 대학 재학 중 군복무까지 마치면 졸업은 훨씬 뒤로 미뤄진다.

대학에 입학해 졸업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6년(72.4개월)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7년(83.6개월), 여학생은 4년 7개월(56개월)이었다. 취업ㆍ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올 2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1만 1161명의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 이들이 대학에 입학해 졸업하는 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6년(72.4개월)이었다. 성별로 나누어보면 남학생은 7년(83.6개월), 여학생은 4년 7개월(56.0개월)을 재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1999년 졸업생(2만5888명)의 평균 재학기간은 5년 7개월이었다. 10년 만에 5개월이 늘어난 것이다.

남학생의 경우 특히 증가폭이 컸다. 1999년에 6년 4개월이었던 재학기간에 비해 8개월이 늘어난 것. 게다가 지난 2003년 군 복무기간이 2개월 가량 단축된 것을 고려하면 실제 증가폭은 무려 10개월에 달하는 셈이다.

더불어 여학생의 졸업도 늦어졌다. 현재의 재학기간은 1999년의 4년 4개월보다 3개월 가량이 늘어났다.

이러한 졸업 유예 현상은 2009년 졸업생 재학기간의 분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여학생의 경우, 정상적으로 4년 만에 졸업한 학생이 전체의 절반(50.60%)에 그쳤다. 그에 비해 5년 만에 졸업한 학생은 36.25%로 적지 않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6년 이상 학교를 다닌 여학생도 12.93%나 됐다.

보통 군 복무를 마치고 7년 만에 졸업하게 되는 남학생들도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7년차 졸업생(38.49%)만큼이나 8년차 졸업생(23.05%)도 많았다. 9년 이상 재학한 남학생은 9.06%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역시 계속되는 취업난 때문이다. 졸업한 상태로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기졸업자’보다는,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졸업예정자’의 신분이 취업을 준비하는데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일부 기업들이 채용 시 졸업년도를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졸업을 ‘감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경쟁자와의 차별점을 갖기 위해 대학생들이 장기간의 어학연수나 인턴십 수료 등을 거치면서 휴학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졸업 유예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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