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에 산다]독특한 DB활용 중고차의 복잡한 유통경로 대폭 줄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타던 차를 팔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푼이라도 높은 값을 받고 싶은게 당연하다.

중고차시장에 가져가면 편하지만 값을 제대로 받기가 어렵다.

최근에 생긴 경매시장등을 활용하면 비교적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도심에서 떨어져 있을 뿐더러 낙찰률이 높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일본의 중고차 도매회사인 '재크' (Jack) 사는 복잡한 유통경로를 단축해 차를 팔려는 사람과 이를 구입하는 중고차소매업자 모두가 유리한 가격에 사고팔수 있도록 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뒀다.

일본의 중고차 유통과정은 새 차값의 일부로 내놓은 중고차를 중고차도매상이 구입한 후 이를 경매등을 통해 중고차 소매업자에게 넘기는게 일반적인데 이 과정에서 15~20%의 마진이 붙는게 보통이다.

신차 판매점으로부터 중고차를 사서 소매상에 넘기는 도매업체는 재고차량이 많아 대규모 주차시설을 갖춰야 하고 이때문에 운영자금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재크는 중고차를 팔려는 사람과 중고차 소매업자를 직접 연결, 유통과정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재고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재크의 성공 비결은 독자적인 중고차 정보를 구축한 것. 재크사는 우선 광고를 통해 중고차를 팔 사람을 모집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시장조사를 한다.

단순히 팔 차량에 대한 정보뿐만아니라 이들이 다른 중고차를 살 수요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사고싶은 차에 대한 정보도 모은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전국의 약 20여개 자동차소매점에게 제공하는 한편 차를 사기를 원하는 고객들에게도 고객들이 원하는 값과 성능의 차가 현재 어느 소매점에 얼마나 있는지도 알려준다.

소매점들도 이 정보를 잘 활용하면 중고차를 매입하기도 전에 구매자를 찾아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난 93년 설립한 이 회사는 이같은 독특한 판매방식으로 3년여만인 지난해 2백20억엔의 매출에 7억엔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