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벤처탐방]홍대 PC벤처연구클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이상은 높게, 도전은 힘차게. "

홍익대 컴퓨터공학과 PCRC (PC벤처연구클럽) 이 정해놓은 표어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모든 벤처비즈니스를 연구해보자는 PCRC는 학부생 40명, 대학원생 10명으로 구성된 창업클럽으로 이 대학 공학관 703호에 둥지를 틀고 사업구상에 여념이 없다.

PCRC는 올해 결성 10년째를 맞고 있지만 벤처사업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지난 95년 5월 컴퓨터공학도의 우상인 한글과컴퓨터 이찬진 (李燦振) 사장의 세미나에 참석하고 부터다.

이 세미나가 그때까지 단순한 연구서클에 머물렀던 PCRC를 '벤처기업 예비모임' 로 변신케 했다.

이에 자극받아 월급쟁이보다는 자신의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학생이 이미 10명을 넘어섰다.

PCRC의 간사를 맡고 있는 4학년 안계용 (安啓龍) 씨도 그중 한 사람. 安씨가 염두에 둔 사업은 웹에이전트. 웹에이전트는 가상의 정보검색용 로봇이 사전에 지정된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 새로운 정보로 계속 경신해가는 사업이다.

2학년 김윤섭 (金允涉) 씨는 전문 사이버캅 (형사) 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기업용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며 자본 축적 (?)에 여념이 없다.

간사인 安씨가 자랑하는 PCRC의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크.운영체제.시스템분석.데이터베이스의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일종의 스승.도제방식으로 선.후배가 서로 밀고 당기는 협조체제. 1백30여명의 졸업생 선배들이 있는 PCRC는 2주에 한번씩 선.후배가 한자리에 모여 신기술에 대해 세미나를 갖는다.

벤처를 꿈꾸는 선배들은 후배에게 사회경험담을 들려준다.

그러나 PCRC는 지난 7월 큰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중소기업청이 대학생 벤처육성차원에서 대학내 창업서클을 지원하고 있는데 PCRC가 학교 전체 서클이 아니고 컴퓨터공학과라는 한정된 울타리안에만 있다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 빠진 것. 이때 회원들은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했지만 컴퓨터공학과만의 동질성 보존이란 차원에서 잠정적으로 문호를 열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지원이 아쉽지만 지금은 스스로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PCRC 9대 회장 백창열 (白昌烈.22.한국물류정보통신 근무) 씨는 "새로운 정보수집이나 인맥형성이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학창시절의 벤처서클은 더없이 소중한 기획" 라며 "아무리 우수한 지식을 갖고 있어도 필요한 정보는 공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민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