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수녀 '聖人' 추서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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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테레사 수녀가 가톨릭교회의 성인 (聖人) 으로 추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다.

통상 가톨릭 교회의 성인선포는 순교자나 신과의 교감으로 기적을 일으킨 경우에만 해당되는데 테레사 수녀의 경우 그녀의 헌신적인 봉사가 순교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테레사 수녀와 함께 사랑의 봉사활동을 벌여온 '사랑의 선교회' 는 테레사 수녀의 성인 추서를 공론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사랑의 선교회에서 45년간 봉직해온 에드워드 르 졸리신부는 인도언론과의 회견에서 "테레사수녀가 성인으로 선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 말해 이같은 움직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가톨릭교회에서 성인으로 인정하는 시성 (諡聖) 절차는 성인지명 대상자의 사망 5년 후부터 시작된다.

성인지명 신청을 하게되면 바티칸의 주교들로 구성된 심판위원회가 대상자의 생전 행적을 면밀히 심사해 성인으로서 추앙받을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판정한다.

이 과정이 때로는 10년에서 15년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다는게 교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로마교황청의 한 관계자는 테레사 수녀의 경우 성인으로 인정될 수 있는 이상적인 요건을 갖췄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시성 절차에 정통한 이 관계자는 테레사 수녀는 통상적으로 성인 인정을 받아온 순교자의 범주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녀가 걸어온 헌신적인 삶이 순교에 버금가는 신성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교자가 아닐 경우 로마 교회에 의해 성인으로 선포되기 위해서는 신과의 교감으로 두차례 이상의 기적을 일으킨 것이 확인돼야 하는데 테레사 수녀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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