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울때 물주지 마세요 … 첫돌 안지나면 수분조절 못해 '뇌부종'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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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아이가 운다고 물을 수시로 주는 것은 삼가해야 할 것 같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CDC) 아틀랜타지부 파울라 스카리아티 박사팀은 생후 1개월 이내의 신생아를 둔 1천6백명의어머니들을 대상으로 물을 먹이는 것을 조사했다.

결과는 이중 25%에서 1주일에 최소 3회이상 아이에게 물을 주었으며 이들중 혈중 전해질 농도가 떨어질 정도로 물을 많이 준 경우엔 '수분중독' 에 빠지기도 했다고 발표했다.

수분중독이란 물이 필요 이상 많이 공급돼 혈중 전해질 농도가 묽어짐에 따라 삼투압 원리에 의해 물이 세포속으로 들어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 특히 뇌세포에 물이 많이 들어가 뇌부종 (腦浮腫) 이 생기면 의식혼미.체온저하.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정해일 (丁海日.소아신장학) 교수는 "신장에서 수분을 적절하게 농축시키는 능력은 첫돌 무렵이 돼야 가능하다" 며 "태어난지 한달도 안된 신생아는 특히 이러한 기능이 미숙하므로 필요이상 수분을 섭취할 경우 이를 농축시키지 못해 뇌부종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고 강조한다.

특히 미국 소아과학회 지침에 따르면 '첫돌전 영아기 어린이에게 필요한 수분은 피부.폐.대소변 등으로 소실되거나 성장에 필요한 것으로 더운 날씨가 아닌 한 일상적으로 먹는 젖.우유만으로도 충분하다' 고 밝히고 있다.

즉 따로 물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것. 서울대병원 소아과 최중환 (崔重煥.신생아학) 교수도 "모유는 아이에게 필요한 만큼 나오게 돼 있으며 젖이 잘 안도는 출생직후 2, 3일 동안에도 모유 외에 따로 수분을 공급하지 않아도 괜찮다" 고 밝힌다.

우유는 보통 하루에 체중1㎏당 1백50㏄ 정도가 권장되며 이 양만으로도 수분이 부족한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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