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엄마 젖이 준다…출산 후 심리불안·다이어트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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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모유 (母乳) 부족을 호소하는 젊은 엄마들이 늘고 있다.

성균관대 생명자원학과 이수원 (李守遠) 교수팀은 1일 수원등 경기지역에서 만1개월~4세의 영.유아를 기르는 주부 5백10명을 최근 조사한 결과 이중 21.8%가 모유만 먹이며 48.8%는 분유, 29.4%는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분유만 먹인 주부의 48.2%,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인 주부의 70.7%가 '젖이 부족해 못먹였다' 고 호소했다는 것. 일선병원에서 산모들을 많이 대해온 일신기독병원 K모 간호부장도 "20년전에는 젖이 부족하다고 호소해온 산모가 10%도 채 안됐으나 요즘엔 40%가 넘는다" 고 말했다.

서울 C병원에서 지난달 22일 둘째아이를 출산한 張모 (31.서초구방배동) 씨는 담당간호사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이 아기의 영양에 좋고 질병감염을 막으며, 정서를 안정시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젖이 부족해 어쩔수 없다" 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모유감소 원인으로 ▶모유 주는 것을 자기희생으로 여기는 심리가 젊은 주부층에 퍼져 있는데다 ▶출산후 산모들이 체중이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을 우려해 젖먹이는 기간에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며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모유분비를 막는 주사제를 사용하는등을 꼽았다.

이밖에도 이대 목동병원 소아과 이근 (李根) 교수는 "분유를 먹이는게 모유량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며 일단 분유를 먹인 뒤 3주만 지나면 젖이 말라버린다" 고 밝혔다.

또 서울 차병원 김수영 (金秀映) 간호부장은 "요즘 산모들이 과거에 비해 미역국을 적게 먹는 것도 모유가 줄어드는 한 원인"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방 마사지를 잘해주고 산모와 아이가 같은 방에 입원, 처음부터 젖을 빨리면 특별한 경우 외에는 모유를 먹일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입원실 전부 또는 일부를 모자동실 (母子同室) 로 운영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차병원.부산 일신기독병원등에선 모유 수유율이 1백%에 가깝다는 것. 전문가들은 "산모들이 출산후 체중이 불어나는 것을 염려하지만 모유를 먹이면 하루 1천㎉정도가 소모돼 오히려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 며 모유를 먹이도록 권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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